전통시장 종합 매거진 Vol.186

TREND 3 30 간식은 간식일 뿐, 진짜 배를 채워 줄 점심을 찾아 미나리광시장을 지나 수원 천을 건너 세 번째 목적지, 팔달문시장에 닿았다. 참고로 ‘팔달문’은 수원 남문 을 가리키는 또 다른 이름. 이 일대의 시장들은 조선 정조 시대부터 형성된 유 서 깊은 공간으로, 지금은 여러 개의 시장으로 나뉘어 있지만 수원 시민들은 여전히 이곳을 ‘남문시장’이라 부른다. 점심을 먹기 위해 곧장 향한 곳은 ‘코끼리만두’. 점심시간이 훌쩍 지난 시각 에도 줄이 길게 늘어져 있었다. 옆자리 단골 손님께 살짝 여쭤보니 수원 사람 은 물론, 일부러 찾아오는 타지 손님도 많다는 답이 돌아왔다. 무엇보다 흥미 로웠던 건 시장 한가운데 자리한 이곳에 테이블 오더 시스템과 서빙 로봇이 있 다는 점. 시장에 흐르는 시간은 잠시 멈춰 있는 듯하지만 이렇게 변화에 발맞 춘 모습도 참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곳의 대표 메뉴인 만두, 쫄면, 메밀 비빔면을 주문했다. 속이 꽉 찬 촉촉한 만두, 새콤매콤한 쫄면과 비빔면은 시장 특유의 왁자지껄한 분위기 속에서 입 맛과 분위기 모두를 만족시켜 주는 완벽한 한 끼였다. 시장표 점심의 깊은 풍미 팔달문시장 보물찾기 같은 쇼핑의 재미 남문패션1번가 시장 든든한 점심 후, 소화도 시킬 겸 발길을 옮긴 곳은 바로 네 번째 목적지, 남문패 션1번가시장. 수원 남문시장 거리 한편에 이어진 이곳은 옷과 잡화를 합리적 인 가격에 득템할 수 있는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쇼핑 명소다. 시장 초입부터 다양한 아이템이 빼곡히 진열되어 있고, 오랜 단골로 보이는 ‘고수’ 손님들도 눈에 띄었다. 가판 위를 뒤적이며 취향껏 고르고 기분 좋게 흥 정해 건진 아이템 하나하나엔 작지만 확실한 만족감이 따라왔다. 특히 최근 트 렌드인 도트 무늬 아이템들이 눈길을 끌었다. 여러 색상의 스카프부터 의류, 소품까지 선택의 폭도 넓다. 그중 인견 소재의 여름용 덧신은 할머니를 위한 선물로도 안성맞춤이었다. 만 원 이하의 가격에 이런 퀄리티라니, 이래서 시장 쇼핑은 늘 보물찾기 같다. “젊은 사람들이 시장에서 옷을 산다고?” 그럴 수 있다. 아니, 요즘이라서 더 그렇다. 레트로 감성은 살리고, 가격 부담은 덜고, 직접 보고 고르며 흥정하는 재미까지. 이 모든 것이 시장 쇼핑이 주는 유일무이한 즐거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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